노동시간 단축 핑계삼았던 인력양성사업, 일자리 분식에 불과했다

노동시간 단축 핑계삼았던 인력양성사업, 일자리 분식에 불과했다

2018년 초,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1주 최대 연장근로시간이 12시간으로 제한되고 노선버스업이 노동시간 제한 특례업종에서 제외되었다. 법 개정 전 시내 · 시외버스 노동자들은 하루 19시간에 달하는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졸음운전 · 대형사고 위협에 노출되어 왔다. 이번 노동시간 제한은 초장시간 노동이 개선될 계기가 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경총, 보수언론이 앞 다투어 인력 부족을 운운하며 시행 반대를 주장했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부응해 탄력근로제 도입과 법 시행 유예를 약속했다. 노동부는 대중교통 운송인력 양성 사업을 지원하여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겠다고 밝혔고, 전북에는 국비 6억 원에 지방비 8,060만 원을 들여 사업을 진행했다. 전북뿐만 아니라 강원, 충남, 경기 등 전국 각 지자체가 시행하는 양성 사업에 투입된 국비는 수 십 억에 달한다.
사업은 출발부터 문제투성이었다. 사업을 한국노총에 위탁하면서 국가기관에 의한 노동조합 지배개입이 되었고, 정작 정부-한국노총은 탄력근로제를 합의하면서 노동시간 단축 · 일자리 창출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사업의 의미를 무색케 했다.

사업에 참여했던 이들은 10일간의 합숙을 포함 해 총 224시간(2달)의 교육을 이수해야했지만, 정작 노동부 주최의 채용행사에서 마주한 것은 월급 100만 원짜리 전세버스 업체, 화물 · 지게차 등 대중교통과 무관한 업체들이었다.
이들은 노동부 · 전주시가 사업주체이고 “교육훈련부터 채용 연계까지 함께”한다는 소개를 믿고서 사업에 참여 했다. 그러나 전라북도 도내 시내 · 시외버스 대중교통 업체는 입사조건을 경력 1년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어, 이 사업 참여자들은 이력서조차 제출할 수 없었다.

대중교통 운송인력 양성사업 참여자 모집 광고. 교육훈련부터 채용연계까지 함께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애초 대중교통 업체 입사가 불가능했던 것이지만, 노동부 · 전주시는 “전주시 버스운수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교육훈련생을 모집”한다는 거짓 홍보를 하여 참여자를 모집하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전북의 대중교통인력양성 사업은 총 5회에 걸쳐 이루어졌고 1회당 30~40명 씩 총200명 가까이 사업에 참여했다. 사업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60대도 상당수였고 심지어 70대 이상도 포함되어 있어 대중교통인력양성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노동부도 문제의 소지를 미리 알고 있던 탓에, 사업 참가자 중 40~50대 104명만을 참여인원으로 집계하여 취업률 집계를 분식하고 있었다.

더 가관은 충남의 사례다. 충남에서는 사업참여자들을 대중교통업체에서 무급으로 수습근무하게 했고 수습기간이 만료되자 해고시켜버렸다. 노동부는 무급 수습을 한 사업 참여자들을 모두 취업성과로 집계했을 것이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이들은 여전히 전남으로, 경기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전전하는 실정이다. 이들이 차라리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구직활동을 했다면 2달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터였다. 노동부는 일자리 창출과는 무관한 사업에 혈세를 낭비하고서 참여자를 우롱하고 일자리 사업을 시행했다는 생색을 냈다.

문재인 정부의 2017~2018년 일자리 예산은 54조 원에 달한다. 이런 막대한 예산이 집행되고 있음에도 곳곳에서 구조조정과 실업난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전라북도 대중교통 운송인력 양성사업과 같은 사기 사업이 다른 일자리 사업에서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사업이다. `15년 전북 지산맞 일자리사업은 총 사업비 6,825백만 원이 투입되었지만 집계된 취업자는 591명에 불과했다. 이번 대중교통운송인력 양성사업도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이었다.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를 주관하는 전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상공회의소가 운영하고 있어 경영자단체와 다르지 않다. 일자리예산이 자연스럽게 기업지원으로 연결되는 고리이다.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은 민간위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인력파견업체 배불리기로 귀결되고 있다. 전북에서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인 제이비커리어는 2014년 매출이 1,046백만원에서 2017 3,652백만으로 수직 상승했고, 또 다른 업체 휴먼제이앤씨는 2014년 789백만원에서 2017년 1,689백만으로 늘었다. 반면 해당 사업체 재직자는 간접고용 구조에 따른 고용불안 및 열악한 근무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의 내용 역시 구인광고가 올라온 곳을 소개시켜주는 것에 불과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행해야할 일자리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공공기관 인턴 모집은 일자리 실적을 채우기 위해 활용되는 단골소재이다.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님의 어머니는 “수십 군데 이력서를 넣었는데 마지막에 구한 곳”이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일자리였다며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성토했다. 대체 정부 일자리 사업의 실체가 무엇이기에 헬조선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들춰내고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분식을 일삼는 정부의 태도로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청와대는 숫자에만 집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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