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결혼식을 곱씹어 본다

당연한 결혼식을 곱씹어 본다

전북노동연대 여성위원회

두 가지 장면.. 그리고 광기

지난 7일,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의 결혼식이 1천여명의 축하객들이 모인 가운데 청계광장에서 진행되었다. 한국에서는 첫 동성애자의 결혼식이 이뤄진 것. 이날 수많은 시민들의 당연한 결혼식에 대한 당연한 축하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독교 단체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은 김조광수와 김승환은 물론이거니와 축하행사를 하는 이들에게 오물을 투척하기도 하였으며 심지어는 폭행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동성애는 사회를 문란하게 하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며 이들은 사회에서 격리되거나 교화되어야하는 무리라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이 사회에서 연애와 결혼은 이성애 중심이다. 이성애를 중심으로 재편된 가부장제적 질서가 가족제도이며 이 제도에 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계약이 결혼을 통해 이뤄진다. 김조광수는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만일 결혼이라는 제도가 동성애자들에게도 열려있었다면 결혼은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때문에 이들의 결혼식은 이성애 중심과 가부장제로 억압되어 있는한국사회의 (보수)편향적 결혼제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기제이다. 또한 주류사회 질서를 거부하는 이들은 무조건 축출해보자고 달겨드는 보수집단의 광기가 여과 없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가족제도에 대해 말해보자

공익광고에서 자주 등장하는 가족 구성원은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이렇게 4인이다. 4인으로 이뤄진 가족구성계가 정상이고 진리인 셈이다. 여기에 벗어나는 이들은 비정상적 범주로 강제되어 묶인다. 당연히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가족 질서에 편입된 이들은 끊임없이 ‘비정상’이라는 사회의 차별적인 폭력에 노출된다.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부당한 사회 폭력에 당연히 견뎌야 할 의무만 존재할 뿐 이들의 누려야 할 권리는 박탈되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주어지게 된다. 김조광수 김승환은 동성애자도 결혼을 할/안할 선택권이 있다고 외치고 있으며, 가부장적 이성애중심으로 질서 재편한 이 사회의 가족제도에 조그만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

프레임에 갇히지 말자

지난 달 22일 국회조찬기도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현 교과서를 맹렬히 비판하였다 한다. 현 교과서가 동성애를 당연시하고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인식의 기저에는 동성애는 전염되는 질 나쁜 질환이라는 동성애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감이 짙게 깔려 있다.

나와 다르다는 것이 틀렸다는 것이고, 이것에 저항하거나 보수 프레임을 깨는 이들이 있다면 ‘종북좌파’로 무조건 매도하는 요즘 현실에서 이 혐오감은 더욱더 힘을 받고 있다.

민주주의는 편향된 인식이 일방 소통하는 것이 아니다. 더더군다나 자신과 다른 입장과 행보를 짓밟는 행위는 폭력이며, 국가권력이 이 폭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는 것이 21세기 한국 현실이다. 이런 보수집단의 나팔 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보수언론들의 종북좌파에 대한 공격이 그 도를 넘어선 지 오래이다.

내란음모죄, 여적죄 프레임에 통합진보당을 토끼몰이하고 있는 것을 넘어 이 올가미는 박근혜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서서히 그러나 아주 치밀하게 조여 오고 있다. 이 단단하고 무시무시한 고리를 끊기 위한 용기 있는 발언과 행동이 절실할 때이다.

하여 김조광수, 김승환 이 두 동성애자의 당연한 결혼식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금의 광기어린 보수의 행보에 작은 브레이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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