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셨습니까?!

“삼성”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셨습니까?!

조대환(삼성노동인권지킴이)

최고의 서비스에 만족하신다구요? 아닙니다. 당신은 최악의 속임수에 당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삼성전자가 가지는 브랜드 가치는 엄청나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가치로서도 삼성은 가히 최고라 할 만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특유의 사후 서비스제도를 통해서 “삼성=서비스 최고”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손쉽고, 빠르고, 그리고 ‘삼성’이 책임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각각의 전자제품 중 모두 삼성이 최고인 것은 아니다. 사람들마다 기호가 다르긴 하겠지만 일부는 삼성제품이 못한 것도 많다. 그럼에도 삼성이 최고로 불리는데 서비스 제도가 한몫 했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게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사람들은 당연하게 삼성제품을 수리하러 오는 서비스 기사는 삼성직원이고, 삼성에서 직접 수리를 해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사실이 아니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면서 “최고 서비스”로 위장된 삼성의 추악한 진실이 드러났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삼성전자 서비스 기사들은 사실 삼성직원이 아니었다. 삼성전자 서비스(주)는 삼성전자가 99%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삼성전자의 자회사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다르지 않다. 어째든 삼성전자 서비스라는 삼성 계열사에서 삼성제품을 수리하기 위해서 전국에 지사를 세우고 124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각 서비스센터는‘삼성’ 마크를 달고는 있지만 삼성과 계약한 협력업체였다. 그래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삼성맨들과는 다르다. 고임금 엘리트들이 아니라 저임금 하청노동자다. 그것도 아주 잔일할 정도의 착취를 당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아침 8시30분이면 출근해서 늦으면 10시가 되어서야 일을 마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초과근무수당이나 야근수당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주말도 없이 일해야 했다. 이들에게 사실상 월급은 없다. 제품을 수리하고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다.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는 몇 백 만원 씩 수수료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일이 없는 비수기에는 백 만원 이하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렇게 일한 돈의 평균은 고작 100-150만원 내외였다. 성수기에는 일에 치여 죽겠고, 비수기에는 일이 없어 배고파 죽겠다는 이들의 푸념은 푸념이 아닌 외마디 비명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것 뿐 이 아니다. 이렇게 일하는 현실을 개선해달라고, 최소한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은 지켜 달라 자신들의 사장(협력업체 사장)에게 요구했지만, 정작 협력업체 사장들은 그럴 수 없단다. 법을 안 지키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럴 능력이 없어서다.

결국 삼성은 저임금 노동자로 협력업체 직원을 사용하기 위한 편법과 꼼수를 부린 셈 이다.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폭로되자 삼성은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고 했다. 협력업체 직원들이며, 자신들은 도급계약을 했을 뿐이라고 모든 책임을 협력업체에 떠 넘겼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여기서 불편한 진실의 실체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 협력업체 사장들은 사실상 바지사장이라는 사실이다.

각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에게 독자적인 경영능력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 업체 사장들은 대부분 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 출신이며, 건물 임대료도 삼성이 직접 대주고, 삼성이외의 업체와는 계약하지 못하게 하는 이해할 수 없는 계약마처 체결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각 협력업체 직원들을 삼성전자 서비스에서 채용공고를 내고 채용하며, 교육, 자격갱신 등도 모두 삼성전자서비스가 해왔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일하는 형태를 보면 삼성전자서비스의 책임성은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제품 수리 등의 서비스 신청을 삼성에 직접 한다. 그러면 삼성에서 각 서비스센터 노동자들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는 관계다. 또 위치 추적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위치와 실시간 움직임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일하고 받은 수리비용은 노동자가 직접 가지거나, 협력업체로 곧바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삼성을 거쳐서 각 협력업체로 배분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삼성이 노동자들에게 얼마씩 배분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런 형태는 나중에 문제가 생기자 방법을 수정했지만 삼성을 거쳐서 다시 협력업체로 돈이 들어온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엔지니어이자, 감정노동자다. 고객이 아무리 무리한 요구를 해도 웃으며 다 받아들여야 하고, 성수기 8시부터 10시까지 쉴 틈 없이 뛰면서 고객을 찾아가도 좋은 소리 못 듣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도 싫은 내색한번 할 수 없다. 심지어 삼성직원이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벌점 조항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말에 가족 경조사나 개인적인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일을 쉬게 해 달라고 요구해도 들어주지 않고 신청 들어 온 서비스를 강제로 배당한다. 강제노동이나 다름없다. 21세기에 말이다. 2012년 삼성전자 순이익은 23조다. 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남기는 데는 삼성전자서비스가 많은 역할을 했다. 제품 구매 욕구를 완성시키는 것은, 사후관리에 대한 보장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통 받고 힘들게 일해 온 노동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을 때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리고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뻔하다. 바로 실제 사용자인 삼성이다. 결국 사실상 채용, 지휘, 감독, 관리까지 삼성이 하고 있는 것이며, 협력업체는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지 않기 위한 편법 수단일 뿐이다. 이런 현실을 참지 못하고 노동자들이 정당한 자신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을 통해서 말이다. 그런데 자신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던 삼성은 이상하게도 노동조합이 생기면 센터를 폐쇄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자사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 대한 의무로 만들어 놓은 센터를 소비자들의 동의도 없이 폐쇄하겠다고 운운하는 것에서 그동안 삼성이 떠 벌여온 서비스 정신이 얼마나 거짓된 것 이었나 알 수 있다.

앞서 열거했던 수많은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실 사용자는 협력업체 사장이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이다. 이제 삼성이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 수많은 이익은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로 돌아가야 한다. 그들의 온전한 권리를 위해서 말이다.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들은 쉬면서 일할 권리, 초과근무하지 않을 권리, 정당하고 안정적인 임금을 받을 권리, 근로기준법을 보장 받을 권리 등 이미 한국사회에서 당연하게 통하는 상식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은 이제 상식에 응답할지 상식을 외면할지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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